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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작가인터뷰:무진기행

작성일
16-08-03 21:42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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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창간 특별인터뷰
소설가는 권력자·가난한 사람 비위만 맞춰선 안돼
스스로의 가치판단으로 문제되는 것에 자신 바쳐야
옛날엔 권위적이었어도 아버지 존경하고 아들 믿어
부모 자식 간 관계 회복돼야 사회도 건강해질 것
뇌졸중 후유증으로 말을 잃었지만 그림으로 소통
앞으론 종교·철학적 화두 던지는 소설 쓰고 싶어



필담=문성진 문화레저부 부장 hnsj@sedaily.com

하얀 종이에 펜으로 ‘엄영’이라는 두 글자를 썼다. 소설 ‘무진기행’의 김승옥(74) 작가는 서울경제신문 창간 해인 1960년 ‘파고다 영감’이라는 제목의 시사만화를 연재했던 당시 문화부장이었던 엄영을 또렷이 기억해냈다. 그는 예술가로서 첫걸음을 내딛도록 발판을 마련해준 서울경제신문과 엄 부장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잊지 않았다.

서울경제신문 창간 56년을 맞아 본지와 인연이 깊은 김 작가를 최근 대학로 혜화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소설가가 아닌 화가로서 작품 활동을 다시 시작한 그에게서 ‘무진기행’을 발표했던 청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1960년 20세 청년이었던 김승옥은 어느덧 자신의 시사만화 주인공인 ‘파고다 영감’과 비슷한 연배가 돼 주름이 얼굴에 가득하고 머리카락도 완전히 백발로 변했지만 여전히 예술가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작가는 지금 뇌졸중 후유증으로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상황. 이날 인터뷰는 필담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부족한 부분은 e메일과 휴대폰 문자 등을 통해 보완했다.

시사만화가·소설가·시나리오작가·영화감독 등 뛰어난 재능으로 다양한 인생을 산 그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바랄까. 김승옥 작가는 소설가라고 답했다. 감각적인 문체로 새로운 소설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무진기행’뿐 아니라 거대한 문명사회로부터 소외되고 꿈과 생명력을 상실한 현대인의 삶을 조망한 ‘서울, 1964년 겨울’, 돈이면 뭐든 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꼬집은 ‘서울의 달빛 0장’ 등 1960년대를 대표하는 그의 작품들에서는 청년 작가 김승옥의 삶에 대한 치열한 고뇌와 세상을 향한 처절한 외침이 리얼하다.

“소설가는 권력자나 부자의 눈치를 살펴도 안 되고 동시에 힘없고 가난한 사람 비위만 맞춰서도 안 되죠. 스스로의 가치에 비춰 문제가 되는 것에 자신을 바쳐야 합니다.” 평소 소설가의 역할에 대한 김승옥 작가의 생각이다. 이 문구는 현재 ‘순천문학관’ 현판에 그대로 적혀 있다.

김승옥 작가가 작품을 통해 드러낸 사회문제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의 작품 속 주제의식은 여전히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작가에게 자신의 창작 시절부터 50년도 더 지난 지금의 현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때와 비교했을 때 세상은 더 좋아졌을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김 작가는 종이에 지도를 그리며 ‘남과 북’을 표기했다. 그리고 ‘돈’이라고 적었다. “지금도 여전히 남과 북이 서로 대치하고 있고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있어 과거에 견주어 상황이 그다지 좋아지지 않고 있다”는 작가의 해석이 뒤따랐다.

특히 김 작가는 요즘 들어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많이 흐트러진 것 같다며 부모 자식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옛날에는 비록 권위적이기는 했지만 아들은 아버지를 존경했고 아버지는 아들을 믿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다른 것 같다. 돈 있는 집 자식들은 모두 외국으로 가버리고 돈 없는 집 자식들은 잘못된 길로 가서 최악의 경우에는 감옥에 가는 일도 생기잖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존경과 신뢰가 없으니 가정과 사회가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 부모들이 보다 성숙한 자세와 모습으로 자녀들을 대해야 하며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회복되면 사회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3년 2월 절친한 친구였던 소설가 이문구의 부음을 접하고 장례식장으로 가려고 나섰던 김승옥 작가는 갑자기 쓰러졌다. 뇌졸중이었다. 처음에는 마비도 있었고 거동이 불편했지만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은 결과 이제는 혼자서 외출을 하고 지인들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그러나 후유증으로 언어장애와 사고 기능에 어려움이 있어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뇌졸중으로 말을 잃어 글이나 간단히 고개를 끄덕이고 흔드는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는 정도이지만 예술에 대한 집념은 여전했다. 김 작가는 한 달의 절반은 서울 집에서, 나머지 절반은 순천에서 보낸다. 2010년 순천시가 조성한 ‘순천문학관’에는 김승옥 작가의 작품집과 문학상 상패를 비롯한 여러 자료들, 또 ‘무진기행’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안개’의 포스터와 스틸 등을 전시해놓은 전시관이 있다. 문학관 내에 작은 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그는 문학관을 찾는 관광객들이나 자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과 만남을 갖고 책도 보고, 그림도 그리고, 글공부를 하고 있다.

예술가로서 다양한 삶을 살았던 김승옥에게 많은 수식이 붙지만 ‘무진기행’은 하나의 작품을 넘어 김승옥 자체라고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존재감이 크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무진기행’을 펴들고 김 작가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이 적지 않아 그 인기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생명 연습’이 당선돼 등단한 후 김 작가는 1964년 ‘무진기행’을 발표한다. 소설을 쓸 당시 그는 한 살 연상의 여성을 사랑하고 있었다. ‘무진기행’은 그 여성과 결별한 후 첫사랑의 느낌을 모티브로 쓴 소설이었다. 자신의 고향인 순천 지역의 공간을 재구성했다. 주인공 ‘나’는 현실에 가장 잘 적응한, 또 더럽혀진 사람이다. 작품 무대 무진, 즉 순천 고향을 떠나 출세한 사람, 하지만 ‘똑똑한’ 그는 고단한 서울에서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무진에 내려와 ‘지상에서 세운 모든 것들이 햇볕에 의해 몽롱하게 풀리는’ 경험을 한다. 중년의 남자가 앞만 향해 내달렸던 허망함을 무진에서 위로 받고자 한 것이다.

작품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진기행’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이렇다. “서울에서의 경쟁적 삶을 구가하기보다는 한 번쯤 무진과 서울을 왕복하면서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세상을 경험하는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어쩌면 순천은 도처에 널려 있는 도시이고 일상에 밀려 변방으로 쫓겨난 아득한 도시인 셈이죠.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무진이 있는거죠.”

무진기행은 김승옥을 소설가뿐 아니라 영화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게 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소설 ‘무진기행’은 1966년 김수용 감독에 의해 ‘안개’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김승옥 작가는 직접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면서 영화계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다음해에는 소설가 김동인의 ‘감자’를 영화화해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감독한 김동인 원작 소설 ‘감자’가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상당한 평가를 받고 프랑스 ‘르몽드’지에 크게 소개되기도 했지만 영화감독을 그만둔다. “소설 가지고는 도저히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고 또 영화 쪽이 소질에 더 맞는 것도 같았어요. 아내는 영화계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보고는 저의 영화계 진출을 적극적으로 말렸어요.” 영화를 시작한 계기이자 그만둔 이유다. 감독은 그만뒀지만 ‘겨울여자’ ‘영자의 전성시대’ ‘장군의 수염’ 등 시나리오 쓰는 일은 계속 이어갔다. 이렇게 쓴 시나리오만 20여편이 넘는다.

요즘 김 작가의 건강은 많이 호전됐지만 아직은 온전하지 않다. 그래도 여전히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역시 글쓰기다.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이전과 같은 감수성 짙은 문장을 뽑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만 김 작가는 종교적·철학적인 화두를 던지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과거나 지금이나 소설가는 모름지기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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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김치호의 "고미술을 찾아서" 관리자 2021-08-09 36270
공지 쌈지사랑 인스타그램: 강릉자수 소장유물소개 관리자 2021-06-29 34197
공지 동양자수박물관 소개(자유여행가 쿠니, 파랑 블로그소개) 관리자 2021-06-08 35487
공지 박물관, 소장품 인수·대여 공지(강원도민일보) 관리자 2021-05-22 36802
공지 자수박물관 최민대표 인터뷰(MBC 강원영동 라디오 동서남북) 관리자 2021-05-15 36799
공지 강릉자수, 한복에 담다(한복공모전 선정) 관리자 2021-05-02 35697
공지 자수박물관 문제해결 답보상태(강원도민일보), 강를자수지키기(… 관리자 2021-03-16 36931
공지 문체부, 문화예술, 사회적기업공모 관리자 2021-02-10 39577
공지 강릉자수 텀블백 트로젝트 가동(강릉자수 서포터스) 관리자 2021-02-10 36037
공지 [강원도민일보] 강릉자수 서포터스, 모금운동전개 관리자 2020-12-31 39578
공지 MBC강원영동 <라디오 동서남북> 강릉자수서포터즈 문현선 … 관리자 2020-12-25 39276
공지 [강원일보]강릉자수 지키기 프로젝트 가동 관리자 2020-12-24 36548
공지 강릉시의회(2020 2차 회기말)윤희주의원 자수박물관 관련 5분 자… 관리자 2020-12-19 40825
공지 [언중언]문화 강국(강원일보) 관리자 2020-12-03 40758
공지 [강원도민일보] 강릉서포터즈, 자수박물관 존속 청원 시에 전달 관리자 2020-11-12 37851
공지 [강원일보] 폐관 위기 동양자수박물관 존속 목소리 커져 관리자 2020-11-12 38369
공지 [강원일보 발언대]동양자수의 수난 관리자 2020-11-11 38439
공지 (MBC TV 영동방송, 강원 365, 7번국도) 존폐위기에 놓인 동양자… 관리자 2020-11-08 40322
공지 (기사글)강릉색실누비 작가 이덕은(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 수상)… 관리자 2020-11-04 40227
공지 [기사글] 강릉시의 미래도시 이미지조사 관리자 2020-10-27 42298
공지 [기사글] 강릉 자수의 특별함 담은 2色 전시회(강원일보) 관리자 2020-10-21 40182
공지 [기사글] “국내 유일 규방공예 박물관 존속시켜야”(강원도민일… 관리자 2020-10-20 37309
공지 [강원일보 발언대] 강릉 동양자수박물관 존속돼야 한다 관리자 2020-10-16 39968
공지 [영상] 강릉자수 알리기 "강릉 싸람들" 동영상소개 관리자 2020-10-13 42198
공지 [기사글] “강릉 대표 규방문화공간 지켜달라”(강원일보) 관리자 2020-10-12 40461
공지 [영상] MBC 강원영동(TV), 강릉자수 서포터스 시명운동시작 관리자 2020-10-06 41193
공지 [기사글] “국내 유일 동양자수박물관 폐관 안된다”(강원도민일… 관리자 2020-10-05 39920
공지 [기사글] MBC강원영동: 동양자수박물관 존속되어야 관리자 2020-10-04 39823
공지 [라디오] MBC 강원영동(라디오 동서남북) 동양자수박물관 시사… 관리자 2020-09-28 39893
공지 [영상] 뷰티풀 강릉, 오감여행 무사히 마쳐 (폐막영상) 관리자 2020-09-28 39771
공지 [영상] 강릉자수, 이제는 브랜드화해야 관리자 2020-09-25 40877
공지 코로나 이후 생태적 전환 관리자 2020-09-15 35449
공지 "강릉자수" 사라질 위기, 지역자원화해야 한다 관리자 2020-09-14 37971
공지 “강릉자수 도시 브랜드화 필요”(강원일보) 관리자 2020-09-14 38687
공지 강릉자수를 도시브랜드 해야(김복자 시의원) 관리자 2020-09-12 39072
공지 [라디오] MBC강원영동 <라디오 동서남북> 동양자수박물관 … 관리자 2020-08-25 40887
공지 '강릉자수 서포터스' 신르네상스 꿈꾼다(강원일보) 관리자 2020-08-24 40347
공지 [영상] 2020 박물관 미술관 주간 기념 개막식 오프닝 소개 관리자 2020-08-15 42066
공지 강릉시 문화도시지원센터 강릉자수 서포터즈 관리자 2020-08-15 41207
공지 동양자수박물관 뷰티풀 강릉 오감여행 행사소개 관리자 2020-08-12 40995
공지 강릉자수 서포터스 탄생(강원일보) 관리자 2020-06-30 41608
공지 강릉동양자수박물관 여행 프로그램 공모전 선정 관리자 2020-06-03 43673
공지 [영상] KBS TV 강원도가 좋다(강릉자수의 매력속으로) 관리자 2020-04-21 43990
공지 경이적인 강릉수보자기의 채색분석(강우방 미술사학자) 관리자 2020-04-13 40802
공지 조선시대 민보의 사회문화적 가치: 조각보와 강릉수보를 중심으… 관리자 2020-03-07 44552
공지 강릉 보자기의 경이적인 만물생성도 萬物生成圖(강우방, 월간 민… 관리자 2020-03-03 39880
공지 "강릉색실누비" 학술논문 "한복문화"학회지에 게제 관리자 2020-02-01 43102
공지 [영상] 예술로 승화된 강원의 규방문화, 강릉자수(MBC 강원영동) 관리자 2020-01-18 43189
177 “자수와 보자기 ‘세계 브랜드’로 만든 문화전도사”(고 허동… 관리자 2020-10-07 7227
176 [영상] MBC 강원영동(TV), 강릉자수 서포터스 시명운동시작 관리자 2020-10-06 41193
175 [기사글] “국내 유일 동양자수박물관 폐관 안된다”(강원도민일… 관리자 2020-10-05 39920
174 [기사글] MBC강원영동: 동양자수박물관 존속되어야 관리자 2020-10-04 39823
173 [라디오] MBC 강원영동(라디오 동서남북) 동양자수박물관 시사… 관리자 2020-09-28 39893
172 [영상] 뷰티풀 강릉, 오감여행 무사히 마쳐 (폐막영상) 관리자 2020-09-28 39771
171 [영상] 강릉자수, 이제는 브랜드화해야 관리자 2020-09-25 40877
170 코로나 이후 생태적 전환 관리자 2020-09-15 35449
169 "강릉자수" 사라질 위기, 지역자원화해야 한다 관리자 2020-09-14 37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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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강릉]자수명장 김현희씨 초대전 `오색 빛깔의 산책'(2011.… 관리자 2020-09-12 4972
166 강릉자수를 도시브랜드 해야(김복자 시의원) 관리자 2020-09-12 39072
165 [라디오] MBC강원영동 <라디오 동서남북> 동양자수박물관 … 관리자 2020-08-25 40887
164 '강릉자수 서포터스' 신르네상스 꿈꾼다(강원일보) 관리자 2020-08-24 40347
163 안영갑관장 취재기사(조선일보, 한상혁, 2013.12.02) 관리자 2020-08-17 7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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