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자수박물관

보도자료

어느 스님과의 대화

작성일
12-08-14 09:26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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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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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발언대] 어느 스님과의 대화
구미 GRDP 뉴욕·도쿄 수준 문화 경쟁력은 뒤져 안타까워
 
박종락
 
▲ 박종락 금오민속박물관장     ©museumnews
며칠 전 오후에 우리 박물관으로 스님 한 분이 찾아오셨다. 그 스님은 자신을 정신 스님이라 소개한 뒤 예전에는 김천의 어느 큰절에서 주지 스님을 지냈고, 지금은 다른 사찰의 주지를 맡고 있다고 하셨다. 아마도 정신 스님은 맘먹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우리 박물관을 찾으신 것 같았다.

스님은 전시실을 둘러 보기 전에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셨다. 또 며칠 전에는 구미시 문화예술과에 들러 문화에 대한 건의와 함께 비판도 하고 오셨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얼마 전에 보았던 구미시장이 어느 기자와 한 인터뷰한 내용이 생각나서 나도 한마디 거들지 않을 수 없었다.

“구미시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이 4만6천달러이며, 뉴욕과 도쿄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건데 문화 수준은 그런 도시와 비교하면 1만달러도 안될 것 입니다” 라고 말씀 드렸더니 정신 스님은 1만달러는커녕 ‘빵점’ 이라고 가차없이 말씀하셨다. 구미시의 문화수준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스님의 ‘빵점’ 이라는 소리를 듣고 나니 스님과 나의 이야기는 길어지고 말았다.

“중동의 어느 산유국가 중에는 석유를 팔아 국민 소득이 5만달러가 되는 나라가 있지만 그런 나라들을 선진국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선진국이란 어느 특정 분야가 앞선다고 선진국이라고 하지 않듯이 제반 문화 환경이 골고루 조화롭게 성장한 나라를 선진국이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앞으로 우리나라도 중동의 산유국가 유형을 답습할 것 같습니다” 라고 내가 말씀 드리자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런 모델을 닮으면 안되는데, 하는 것을 보면 심히 걱정이 됩니다” 라고 스님이 화답했다.
 
“그렇지요. 며칠전 언론에 발표한 기사를 보면,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삼성경제연구소가 함께 발표한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지수가 과학 기술 부문이 4위인데 반해 전통문화 분야는 35위에 그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통문화 분야가 수준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것을 높이려는정책적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지요. 그래서 우리도 앞으로 국가 GDP 지수는 5만달러가 되면서 빈부격차가 심한 중동의 그런 나라처럼 될 것 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글로벌화의 속성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화 시대란 국경 없이 큰 손들이 작은 손을 잡아 삼키는 그런 세상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런 시대에는 그 나라의 정체성이나 독특한 문화가 없는 나라들은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이 큰 특징이지요. 중국이란 거대한 블랙홀 같은 이웃 나라에서 우리가 그나마 이렇게 수천 년 동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만의 정체성과 독특한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세계화란 명분 아래 어릴적부터 남의 문화를 먼저 익히는 전(全)국민의 영어 몰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이런 사회적 환경이 계속 이어진다면 나라의 정체성과 자긍심은 점점 희석되면서 그런 나라의 정신적 문화적 속국이 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이야기로 휴게실에서 찻잔을 비울 때쯤 스님은 전시실부터 보고 또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다. 전시실을 꼼꼼히 둘러보신 스님이 한마디 건냈다.

“박물관 운영비가 만만찮겠군요. 그런데 사람들은 우리 절도 그렇고 박물관의 관람료가 비싸다고 하니….”
 
“그렇지요. 사실 국립박물관은 이미 내가 세금으로 관람료를 다 냈는데 말이지요” 라고 말씀 드렸더니 스님은 “죽으면 다 싸가지고 갈 재산도 아니면서 사람들은 욕심을 부리고 있으니, 박물관의 이 귀중한 유물들도 결국 후손들에게 잘 보존하여 물려 줘야 하는데, 사람들은 박물관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으니…”라고 말씀하신 뒤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인사를 하고 가셨다.

공자가(孔子家)에서는 자신을 알아주는 좋은 친구를 ‘난초같은 친구’라 하였다. 유례가 없이 추웠던 이번 겨울, 난방도 되지 않는 전시실에 모처럼 박물관을 알아주는 사람이 찾아들어서인지 복도의 저만큼에서 난초가 얼어 죽지 않고, 따스한 봄을 기다리면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영남일보 201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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