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 작성일
- 11-08-05 20:16
- 작성자
- bella 전
- 조회
- 6,043
마음이 급했다.
심장이 두근 두근 뛰었다.
동양자수 박물관을 향해 계단을 총총 뛰어 올라가며 번잡해 보이는 내 모습을 누군가 보고 의아해 할까봐 두렵기
도 했다.
30년 전 오죽헌의 까만 대나무와 사임당의 작품을 만났을 때의 그 전율은 평생 잊어 본 적이 없었다.
그 때 인간의 영혼은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난 알았고, 사임당의 오라와 내 마음이 함께 했었던 신비를 경험했었고 그 감동의 기억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내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박물관 곳곳에서의 부름이 너무 많아 어느 한곳에 정지 할 수가 없어서 일단 급히 한 바퀴를 돌며 작품의 주인공인 선인들께 눈인사를 드리고 나니까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그러면서도 사임당께서 어디 계신지 흘깃 흘깃 시선을 흘렸었다.
--궁중의 대례가 치뤄졌다. 아악이 울려퍼지고 팔관무가 공연되고 왕가와 문무대관의 경하속에서...
담너머 사랑채에서 슬기덩 울리는 거문고의 잔향과 함께 안채의 쪽머리를 한 낭자가 한땀 한땀 사랑을 준비하는 모습, 임금님을 향한 충성심, 다양한 삷의 어머니들의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인한 각종 용도의 생필품의 완성과정, 신사임당과 강릉여인들의 삶의 모습은 물론.... 축하할 친구를 위한 정성어린 선물과 시대마다의 유행 , 가시나무 새의 사랑을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의 사랑을 하는 기방여인들의 삶과 섬세함... 윤심덕의 사의 찬미와 사랑이야기도 잠간??? 여인이 되기 위한 과정의 개구진 소녀들의 키득거림의 웃음소리와, 소녀시절 무거운 책가방과 수틀을 땅에 끌릴세라 한쪽 어깨를 치켜올려가며 뒤뚱거리며 등하교하던 모습과의 오버렙, 표고까지 하고 완성해 놓은 작품을 보며 뿌듯해했던.... --
중국 일본관으로 옮겨야 한다는 관장님의 안내가 있을때가지 .....
관장님을 자세히 보게되었다 .
화살처럼 아주 빠르게 동전의 양면같은 갈등의 감동이 무게를 같이 했다.
작품을 수집한 한 개인인 교수님의 의식있는 의지와 물심양면의 올인?( 특정인의 세계적 작품수집으로 인한 매입과는 분명 다르다)이다. 여기엔 역사가 있고 민중이 있고 여인이 있고 저마다의 사랑이 있다. 당장 사랑하는 내 여인의 고향까지도 사랑함이 있지 않은가?
또 긴 역사속의 희노애락의 과거가 용해되고 승화된 작품들을 한 곳으로 집중해 놓으려는 교수님을 지켜보며 인내해야 했을 교수님의 안사람인 관장님의 바다같은 마음이다.
사랑과 믿음으로 감수했어야 할 인고의 시간의 연속인 자수작품과 똑 같은 이 여인에게, 난 눈빛으로 많은 존경과 사랑을 퍼부으며, 30년만에 살아있는 신사임당을 만나게 된 것이다.
계속되는 우기로 인한 안개사이를 뚫는 대관령 운전은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여러가지 생각을 하였다.
좀 더 많은 사람이 역사와 조상과 예술과 감동을 만나야 함을...특히 우리의 꿈나무들은 더욱 더 !
한 개인의 열정과 노력의 결실인 이 곳에 신사임당이 살아계시고, 내어머님도 나의 할머님도 살아계심을 알게 해야 함을 !
지역의 문화단체나 해당기관에서 아낌없는 지원과 전국적인 홍보를 함께 해야 함을!
우리의 문화와 관습을 아는것은 내일을 아는것이니까....
난 무엇을 해야 하지? 라는 의문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