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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입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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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1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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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완식의미술살롱] 창작의 '입덧'

해외 입양아가 생명을 잉태한 순간

이름도 몰랐던 청국장에 반했듯이

몸이 원하는 뿌리 찾아 자기세계 구축해야

 
몇 해 전 친부모를 찾아 고국 땅을 밟은 한 해외입양아의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미국인과 결혼한 그는 첫아이를 가졌을 때 입덧의 고통에 대해 털어 놓았다. 무언가 분명 먹고 싶은 음식은 있는데, 그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몸에서는 요구하는데 머릿속으론 음식 종류를 떠올릴 수 없었다. 그 의문은 서울을 찾았을 때 비로소 풀렸다. 한 한정식 집에 들어서는 순간 “아! 저거구나” 하며 탄성을 질렀다. 식탁 위 뚝배기에서 끓고 있는 청국장 냄새가 입덧이 심했을 때 찾았던 음식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채렸다. 오랜 세월 그리워한 생모를 만난 것처럼 한참을 평평 울었다. 입맛의 유전자가 생명을 잉태하는 시기에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창작 작업을 하는 화가들에게도 비슷한 입덧이 있다. 이른바 ‘창작의 입덧’이다. 무언가에 심취하거나 찾아나서는 행태로 나타난다. 대부분 ‘입맛 유전자’ 같은 전통의 뿌리에 이르는 행로다. 자연스럽게 작업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나름의 세계를 구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설악산 화가’ 김종학은 민예품 수집광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이다. 많은 수집품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을 정도다. 한때 인사동의 민예품 가격은 그가 다 올려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물건이 나오면 값을 따지지 않고 손에 넣었다. 화려한 자수 베갯잇도 그중 하나다. 그의 꽃무리 그림에서 자수 베갯닛의 미감이 드러나는 이유다.

추상미술이 득세하던 시절 구상, 그것도 꽃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해행위’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는 설악산에 칩거하며 ‘전통 유전자’에 충실했다. 원초적 생명력이 꿈틀거리는 화폭은 그렇게 탄생됐다.

<IFRAME height=260 marginHeight=0 border=0 src="http://adn.nsmartad.com/view?slot=132&type=iframe" frameBorder=0 width=260 allowTransparency marginWidth=0 scrolling=no align=right leftmargin="0" topmargin="0"></IFRAME><IFRAME style="CLEAR: both" height=60 marginHeight=0 src="http://adv.segye.com:8080/html.kti/segye/view@bannerIn_under" frameBorder=0 width=260 marginWidth=0 scrolling=no align=right leftmargin="0" topmargin="0"></IFRAME>70대에 들어서 화려한 꽃을 피운 박생광 작가는 ‘청국장 입덧’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그는 우리의 뿌리를 찾아 전국의 굿판을 찾아다녔다. 75세 무렵 그는 비로소 화려한 굿판을 벌이듯 거침없이 오방색의 화폭을 펼쳐내기 시작했다. ‘박생광의 그림’이 탄생된 것이다. 1980년대 들어서 민화에 대한 관심을 필두고 굿이 재조명을 받으면서 덩달아 박생광의 작품도 빛을 보게 된다. ‘입맛 유전자’는 버려야 할 유산이거나 업신여김의 대상이 아님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박생광은 불교나 유교는 물론 무속마저도 우리 정신세계를 이루는 토양으로 여겼다. 그의 작품에서 원시 미술과 초현실주의 미술이 떠올려지는 이유다. 이성 중심에서 벗어나 인간 본성에 화답하려는 열린 사고를 엿볼 수 있다. 예술적 입덧을 통해 다다른 길이다. 박생광이 불교, 무속, 민속적 이미지까지 버무려 독자적인 채색화을 일궈낸 배경이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화단의 신사’로 통했던 이대원 작가는 우리 미술사에서 주목해야 할 화가다. 동양적 붓질에 충실했던 점에서다. 그림을 그리거나 칠하기보다 몸의 감성을 ‘붓 놀음’으로 화폭에 드러냈다. 한국 수묵화의 거장 청전 이상범이 ‘서양의 물감으로 그린 동양화’라고 극찬한 이유다. ‘농원’ 시리즈의 생동감과 황홀한 색의 향연은 압권이다. 법학 전공자였지만 수묵의 유전자를 그는 지니고 있었다.

종종 젊은 작가들이 작품에 대해 조언을 요청해 올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창작의 입덧’을 해 봤냐고 묻게 된다. 서구의 사조에 빠져 살다보니 사실상 ‘미학적 입양아’가 된 사례가 많다.

답은 하나다. 자신을 철저히 창작의 극한으로 몰아가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입덧을 하게 된다. 몸이 요구하고 체득한 것이 무엇인지 극명하게 직면할 수 있다. 해외입양아가 생명을 잉태하는 순간 이름도 몰랐던 청국장 맛을 떠올린 것처럼. 창작의 주체는 머리가 아닌 몸이다. 창작의 상상력은 몸이 말해주고 머리는 다만 따를 뿐이다.

한국 작가들의 감성적 표현력은 늘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마디로 잘 그린다는 얘기다. 학예회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면 기분 좋은 일이지만 프로작가에겐 그렇지 않다. 자기 세계가 없다는 우회적 표현이다. 창작의 입덧은 ‘큰 작가’로 나아가는 길이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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