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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강릉문화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2015년 박물관 협력체계 활성화 사업 계획』 ‘팔박(八博)미인의 멋진 하루’의 일환으로 개최.
전시명 : ‘솔향에 피어난 천년의 사랑’ 송학자수 특별전
기 간 : 2015년 10월 14일(수)~11월 30일(월)
장 소 : 동양자수박물관 기획실
송학자수는 회화자수로서 근대자수의 상징이자 얼굴이다. 조선시대의 궁중화와 궁중자수, 민화와 나전칠기, 도자기 등에 자주 등장하는 문양인 심장생에 기원을 둔다. 십장생의 문양은 조선시대의 왕실과 사대부, 평민가정의 번영과 불로장생을 기원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조선시대를 지나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과 서구에서 유입된 다양한 외래문화의 영향으로 의식주와 같은 우리의 생활문화는 많은 변화와 변모를 겪게 된다. 부부중심의 근대적인 가족관도 새롭게 태동하게 된다.
십장생을 나타내는 10가지의 상징물들이 단순화되고 해체되면서 십장생의 핵심인 송학문양이 근대 회화자수의 주연배우로 등장하게 된다. 송학자수는 부부중심의 근대적 가족관을 가장 단순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부부애, 부부간의 백년해로 등을 의미한다. 사진기술이 등장하면서 회화적인 액자자수의 가장 인기있는 주제가 되었다.
본 특별전을 상징하는 포스터화로 선정된 작품은 “춘설과 송학자수”이다. 전시회를 위해 작품의 분위기와 격조, 스토리텔링의 측면을 고려하여 엄선된 작품이다. 근대 송학자수의 수작이라 하고 싶다.
작품속에는 춘설로 가득한 한그루의 노송과 천년을 산다는 송학 부부 한쌍이 봄눈을 맞고 있다. 부부애를 과시하는 한폭의 액자수이다. 강릉지역에서 수집되었고, 작품의 연대는 일제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자수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각별하게 아끼면서 틈틈히 감상하는 유물이다. 깊은 부부애가 절로 느껴진다. 무척 부러운 마음이 든다. 일제강점기에 유행하였던 회화자수의 형태인데 일반적이 송학자수나 자수본에 나온 밑그림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통상 눈 그림은 안 나오는데 수집된 송학자수 유물 중에서 이 작품에 유일하게 춘설이 등장한다. 눈쌓인 노송을 배경으로 봄눈을 맞으면서 마지막 겨울의 시샘을 녹이고 있다.
작품의 정교함은 물론이고, 회화적인 아름다움도 일품이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작가 나름대로 해석한 작품이다. 소나무의 고장인 솔향강릉의 정취가 물씬 베어 나온다. 눈이 많이 오는 강원도 영동지방의 모습을 작품속에 잘 표현하고 있다. 눈내리는 모습을 분당채로 하얗게 채색을 하여 회화적인 아름다움이 충만하다.
지역적인 아름다움을 잘 살린 작품이다. 단순한 송학자수의 부부애를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춘설을 가미하여 겨울의 추위를 이기고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부부의 간절한 마음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행복한 가정은 부부 일심동체와 같은 믿음의 마음에서 나온다고 우리 어머니들은 전통속에서
배우고 그렇게 살아 왔다. 침실에 걸린 송학자수를 보면서 흐트러지기 쉬운 마음을 추수리고, 가정의 행복과 소원을 기도하였다.
솔향에 피어난 천년의 사랑, 송학자수” 특별전을 통하여 우리의 근대사를 온 몸으로 어렵게 살아오신 어머니들의 꿈과 희망인 “부부사랑과 가족애”에 대한 깊은 의미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