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刺繡)
자수는 바늘과 실로 바탕천에 새로운 문양을 장식한 것이다. 재료·문양·기법이 자유로우며, 전통 수공예 중 형상·재질·색채·문양 면에서 아름다움을 가장 폭넓게 표현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수법(繡法) 또한 단순하고 전문적인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제작이 가능해, 생활용품과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 이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자수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 역사는 무척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삼국지>위지 동이전에 실린‘부여에서는 흰옷을 즐겨 업었으며 나라 밖으로 나갈 때는 수놓은 옷감이나 아름다운 융단으로 만든 의복을 즐겨 입었다’라는 내용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자수의 역사는 적어도 이 기록보다는 앞섬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장구한 역사를 가진 자수는 여러 시대를 거치며 줄기차게 전승되어 오늘날까지 그 명백을 유지하고 있다.
자수는 용도에 따라 의장자수, 실용자수, 종교자수로 나눌 수 있다. 의장자수는 옷과 장신구에 장식된 자수를 말한다. 왕의 장복(章服), 왕비의 적의(翟衣), 평민과 양반의 혼례복인 활옷을 비롯하여 보·흉배·후수 등이 이에 속한다.
실용자수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생활용품에 놓여진 자수를 일컫는다. 방석, 보자기, 안경집, 바늘꽂이, 골무, 수저집, 베갯모, 실패, 버선본주머니 등과 자수병풍이 이에 속한다. 이중 자수병풍은 길상과 구복의 내용이 많으며, 특히 회화성이 두드러진 경우가 많다. 자수병풍에는 초충도, 화조도, 경직도, 문자도, 백동자도 등이 있다. 종교자수는 대부분 불교와 관련된 것으로 가사, 수불(繡佛), 연수식(輦垂飾), 다라니주머니 등이 있다. 신앙심에서 비롯된 까닭에 일반자수품에 비해 격조가 높은 편이다.
자수의 문양으로 많이 쓰인 것은 동물, 식물, 추상무늬다. 동물무늬로는 학·사슴·용·봉황·닭, 식물무늬로는 모란·국화·연꽃·매화, 추상무늬로는 당초·만자(卍字)·물결·구름·아자(亞字)·문자 등을 들 수 있다. 문양은 장식적인 기능뿐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학·사슴은 장수, 봉황은 상서로움, 모란은 부귀, 연꽃은 건강, 매화는 고결함, 국화는 지조, 나비·원앙은 부부금슬을 상징하였으며, 박쥐는 복을 상징하였다.
주요기법으로는 평수, 이음수, 자릿수, 자련수, 징금수, 매듭수, 사슬수 등이 있다. 이러한 기법은 문양에 따라 적절히 활용되었다.
